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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/음악

주관적 가사 해석/ 언니네 이발관 - 아름다운 것

류지나 2020. 6. 18. 18:41

 

 


언니네 이발관 (이석원)

www.youtube.com/watch?v=MYYXLw8jRD0

 

가사




아름다운것

그대의 익숙함이 항상 미쳐버릴 듯이 난 힘들어
당신은 내 귓가에 소근대길 멈추지 않지만
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때까지 난 기다려
그 어떤 말도 이젠 우릴 스쳐가

앞서간 나의 모습 뒤로 너는 미련 품고 서 있어
언젠가 내가 먼저 너의 맘 속에 들어가
하고 싶은 말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 했지.
그랬던 내가 이젠 너를 잊어가.

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
넌 말이 없었지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
슬픔이 나를 데려가 데려가

나는 너를 보고 서 있어 그 어떤 말도 내 귓가에
이젠 머물지 않지만
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 때까지만이라도
서로가 전부였던 그때로 돌아가
넌 믿지 않겠지만

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
난 나를 지켰지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
그동안의 진심 어디엔가 버려둔 채

사랑했었나요 살아 있나요 잊어버릴까 얼마만에
넌 말이 없는 나에게서 무엇을 더 바라는 가
슬픔이 나를 데려가 데려가







사뮈 커버

 

 

 

 

 

 



앨범에 스토리라인이 있다.

*

이 앨범은 한 화자가 내내 이별을 노래하는데,
트랙2-너는 악마가..., 트랙4-작은 마음, 5-의외의 사실을 보면 화자(편의상 A)는 이별을 당했다.

트랙3 - '아름다운 것'은 반대로 이별을 고한 사람. (편의상 B의 시선이다.)


이 노래 <아름다운 것> 가사를 보면
A=너, B=나
너는 아직도 괴로워 하고 있고

즉 이 노래의 나만 마음이 떠난 상태인데 이 상태를 내가 앞서간 것이라고 표현한다.

떠난 것이 아니라 앞섰다는 표현은 너도 그렇게 될 것을 내포한다고 해석가능해서 슬펐다. 앨범의 마지막 트랙, <산들산들>을 들으면 너도 어느정도 이별에 수긍하게 된 것처럼 보인다.

잊을 수 없을 것 같던 순간도 희미해져 갔어




*
나는 <사랑했다.> 는 말이 싫다고 한다. 이제 사랑한다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.

나에게도 너를 놓는 건 쉽지 않아보인다. <아름다운 것>은 둘의 사랑을 표현한다. 이 아름다운 것은 보통 간직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반대로 말한다. - 버려야 하는 것. 그래서 나에게도 이별은 본인을 지켜야 하는 일인 것이다. 이제는 이별이 맞다 판단했으니 그동안의 진심을 버려둔다. 그 시절 진심은 이제 쓸모없는 미련만 될테니까. 지금 버려야 하는 <아름다운 것> = <서로가 전부였던 그때> 가 된다.


너에게 <믿지 않겠지만> 나도 <서로가 전부였던 그때로 돌아가>겠다고 한다. 이제 끝이지만 이건 진심이며 네가 <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 때>까지 나는 기다린다.

(믿지 못하는 너의 애처로움이 느껴진다ㅜㅜ)

 넌 계속 바라고, 나는 말이 없다.



*
이별에 '이제 너와 나는 끝이다'라며 쿨하게 훌훌 털어내지는 못한다. 이별을 고하는 나도 슬프다. 
<슬픔은 나를 데려간다>고.

 하지만 이미 나의 감정은 다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. 즉 지금 슬프다 하는 건 너와 나의 관계에 헤어짐에서 오는 본인의 미련보단, 아직 상대방은 내게 마음이 남아있는데 나는 널 이제 좋아하지 않아서 미안하다는 감정에서 오는 것 같다.
전자의 경우에는 권태기인가 하고 희망고문이 가능한데, 이 상황은 그 조차 불가능한 것이다. 말이 없는 나에게서 바라는 너의 눈빛이 애처롭게 느껴진다.

떠나려는 이는 정말 떠난다니, 붙잡으면 도망칠 것 같다. 다만 너가 하고 싶은 말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니 ‘나’는 그랬을까. 그럼 과연 ‘너’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갔을까. 궁금하다면 나머지 트랙을 들어보자.



*

한줄 한줄 가사가 주옥같다.

한 앨범에 이별을 당한 사람 외 이별을 고한 사람도 있다는 게 놀랍고, 또 감정이 식는 사람의 어쩔수 없는 입장을 담은 이 곡은 ... 최소 심리학 박사. 그래서 앨범의 다른 트랙에도 정이 간다.


또 킬링포인트는,,,

언젠가 내가 먼저 너의 맘 속에 들어가
하고 싶은 말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 했지.
그랬던 내가 이젠 너를 잊어가.

즉, 내가 고백했고 이별도 내가 선언했다는 걸 알 수 있다.

 


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


서로가 전부였던 그때로 돌아가

넌 믿지 않겠지만


난 나를 지켰지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
그동안의 진심 어디엔가 버려둔 채


사랑했었나요 살아 있나요 잊어버릴까 얼마만에

넌 말이 없는 나에게서 무엇을 더 바라는 가
슬픔이 나를 데려가 데려가

 

원곡도 사뮈 커버도 좋다..ㅠㅠ